Startup Diary #7 굶기지만 않으면...

2021년 지원 이력을 살펴봤다.

공식적으로 약 60여개의 지원서를 제출했다. 개인적으로 전달하거나 콜드메일을 통해 제출한 것까지 포함하면 100여개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그 중에서 몇가지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올 한해를 알차게 보내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투자 관련한 지원서는 대부분 1차 서류 심사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100회 가까이 자료를 보내는 노력을 했지만 투자에 매달린 기억은 없다. 투자를 받으면 좋지만 못받아도 그리 아쉽지는 않다.

초기 창업 단계의 투자는 위험이 높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 한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제품을 판매로, 판매를 수익으로, 수익에서 시장 확대로, 시장 확대에서 시장 지배로 이어지는 과정이 쉬울 리가 없다. 게다가 각 단계마다 필요한 능력이나 기술, 인력이 제각각인데 이걸 어찌 초기 아이디어나 기술로 판단할 수 있으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사람들은 많다. 이들은 투자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잡아내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황금빛 성장 전망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아쉽게도 나는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 어쩌면 가능성보다 위험을 먼저 대비하는 내 성향 탓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올 한해를 보내면서 내게도 제법 쓸모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건 바로 우리 팀원들 밥은 굶기지 않을 능력이다. 

나는 이 능력이 투자 유치 능력보다 더 맘에 든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대표가 혼자 밤새 일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자기 몫을 해내고, 각자의 노력이 팀의 성과로 쌓여가면서 회사도 성장한다. 그러니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팀원들이 자기 일을 잘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굶기지 않는 것이다. 

굶기지만 않는다면, 나머지는 팀원들이 해 낼 것이다. 
나는 우리 팀을 믿는다. 


2021.12.10


뱀다리 하나 :
우리는 밥값은 아끼지 않는다. 인턴이 점심에 한우 등심을 구워도 군소리 안한다. 같이 먹자고 한입 더 거들 뿐~~!

뱀다리 둘 :
맨날 팀원 이야기만 하냐,  Startup Diary 라며?
당연하다. 우리 같은 팀이 없을 뿐 아니라 Startup은 팀이 전부다.
아이템 재발굴은 쉽지만 팀 재구성은 쉽지 않다.


#아이엠캐스트 #EYEMCAST #모두의라이브 #팀 #신뢰 #믿음 #투자 #생존 #밥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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