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Diary #5 CEO가 코로나에 걸리면

창업한 지 1년 살짝 넘었고 10명 남짓한 규모의 스타트업을 생각해보자.

이제 1년차이니 한참 바쁠 시기이다. 게다가 10명 규모이면 내돈으로 버티기에는 무겁고, 그렇다고 투자받고 성장하기에는 아직 작은 규모이다. 여기저기 지원 사업이며 투자 유치, 팀 빌딩, 내부 관리, 수익 확보 등등, CEO에게 지워진 짐이 한참 무거울 때이다.

이렇게 바쁘고 중요한 시기에 CEO가 코로나에 걸리면 무슨 일이 생길까?
매주 사업을 위한 교육을 받아야하고, 이제 막 조직된 모임도 나가야 하며, 당장 새로운 지원을 위한 발표도 코앞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전날 CEO는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됐다. 최소 10일, 상황에 따라서는 더 오랫동안 누구도 만날 수없다.

위드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확진자 숫자를 생각하면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이제 이 스타트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런 응급 상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규모가 있고 조직이 갖춰진 상태라면 어렵지 않다. 대부분 부책임자가 있으며 업무 시스템도 잘 짜여있다. 한두사람이 자리를 비운다고 조직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 하지만 작은 조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은 조직에서 한사람이 빠지는 것을 메꾸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일을 다 책임지고 관리하는 CEO가 빠지면 그걸 대체할 방법이 있을까?

바로 지난 일요일 우리의 상황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그런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 팀의 놀라운 업무 능력에 놀라지 않은 날이 없었다지만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 처음 확진 판정 후 일요일부터 자가 격리를 시작하면서 눈앞에 캄캄했다. 당장 월요일부터 참석해야 할 일정이 매일 있고 그 중 하나는 아주 중요한 발표이다.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까, 게다가 우리는 전부 재택이라 출근도 안하는데,...

결론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일요일 밤 사내 통신에 확진 사실과 본인 스케쥴, 필요한 자료들의 위치와 해야 할 업무를 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건강을 걱정하는 톡으로 잠시 시끄러운 틈에 어느 새 업무들이 알아서 나눠졌다. 발표 출장, 교육 참가, 면접 진행, 프로젝트 클라이언트 미팅 등등 마치 원래 자기 일인양 각자 챙겨가니 어느 새 다 정리됐다. 심지어 주중에는 새로운 시장 개척 아이디어가 나와서 그날 바로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당연하다. 우린 원래 얼굴보면서 일한 적이 없다. CEO 역시 재택 근무지가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졌을 뿐이다. 일이 안될 이유가 없었던거다. 게다가 다들 한 경력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오늘은 목요일, 월요일부터 바빴던 일정들이 모두 정리됐다.

내일은 해야 할 일정이 없다.
오늘 밤은 이 글을 끝으로 편안하게 넷플릭스 드라마 정주행이다. 이제부터 나갈때까지는 코로나 핑계로 휴가에 들어간다. 


우리 팀 정말 멋지다. ^^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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